비오는 날, 달콤한 휴식
올 겨울은 날씨가 유난히도 변덕스러웠다. 예상치 못했던 많은 눈이 내리기도 했고 을씨년스런 추위도 감내해야 했다. 따뜻한 봄날이 문턱을 넘어서자 시샘하듯 오늘도 때 아닌 장대비로 대지를 흠뻑 적셔놓고, 함께 데려온 강풍으로 앞마당에 홀로 선 상록수 가지를 정신없이 흔들어 댄다. 작년 늦가을 무렵 갑작스레 이사를 온 단독주택엔 아이들의 자전거와 싱싱카를 보관하기 좋을 만큼 아담한 공간이 대문 앞에 마련되어 있다. 예전 집에선 2층으로 오르는 계단 틈새밖에 공간이 없어서 방치되어 비도 맞고 뜨거운 여름 태양 볕에 달굼질도 당하는 서러움도 겪었야 했던 싱싱이와 두발이지만, 이곳에선 넓진 않아도 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은 얻은 셈이다. 갓 뽑은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음미하며, 만물에 생명이..
Life Essay/Life Story
2010. 2. 25.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