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생각이 많은 편이다. 잠을 자면서도 식사를 하면서도 온통 생각의 연속이다.
그렇게 살아온 인생의 여정 속에서 잃은 것 보다는 얻은 것, 아니 깨달음이라는 게 더 많았던 것 같다.
못내 안쓰러운 것은 스스로 열병을 앓는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바로 세우려고 안달을 하다가 제풀에 꺾임을 당하는 일이 많은 까닭이다.
완전함과 비완전함의 공존 속에서 자연스레 어우러져도 될 것을 애써 완전함에 다가서려고 하는 몸부림이 자신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밖으로 들추어내지 않아도 될 듯 한 사고의 결정을 이성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채 외부의 끌림에 이끌려 흩뿌리다 끝내는 후회와 절망 이라는 장벽에 맞서게 된다.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그것을 다듬어갈 존재가 많음에도, 주저함이 미덕이 아니라 굴종이라는 관념의 오류에 사로잡혀 잠재되어 있는 자아의 존재와 맞서려 하다가 준비되지 않은 모션에 걸려 넘어지고 상처를 입고 만다.
부질없는 몸부림으로 지성과 감성의 에너지를 한없이 소비하고 남은 것은 깊은 공허함 뿐이다.
그 길이 스스로 나아가고자 한 길이 아니었음을 알면서 발을 들였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못내 표 나지 않은 구김을 펴기 위해 다림질을 서두른다.
이제부터가 시작임을 안다. 변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누구도 나 자신도…….
그동안 손은 잠시 놓았던 나의 지성과 감성의 공간으로 돌아와 먼지를 털어내고 흐트러진 주변의 쓰레기들을 비를 휘두르며 치워간다.
혼란스럽게 널브러진 목록들을 정리하고 잘못 기록된 메모들을 바로 적어 옮기며 밝은 모습으로 시작할 내일의 희망을 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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