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나름 작은 재미와 더불어 성취감 혹은 설레임이란 단어를 떠오르게 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일정한 단위로 소중한 인연이 매듭지어지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비록 지극히 사소한 개인의 기록이지만 스스로에게는 많은 자극과 더불어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는 까닭이다.
디자인로그 블로그가 첫 발을 내디딘 날은 2년 전인 2006년 7월 30일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반팔에 삐질삐질 땀에 푹 젖은 채 블로그를 꾸미는 재미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냈던 시절이 이제는 소중한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블로그 시작 1년 1개월 28일 만인 2007년 9월 27일에 100만 명의 소중한 인연을 맞이했고, 이후 4개월 18일 만인 2008년 2월 15일 또 100만의 인연이 찾아와 200만이란 기록을 남겼었다. 그로부터 8개월 25일, 블로그 운영 시작 835일째인 오늘 3,000,000만의 아주 소중한 인연과의 만남을 기록하는 의미 있는 날을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통계청 2007년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 인구수가 3,615,101명이니 머지않아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의 모든 사람과 한 번씩은 만난 것과 같은 기록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초지일관, 가고자 했던 길을 걸어왔을까?
하나의 매듭을 엮을 때마다 자성의 시간을 통해 지나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면서 스스로를 향한 강한 담금질을 해보지만 여전히 부족함은 채우기 버거울 따름이다. 계획한 것을 모두 이루는 완전함을 갖추었다면 인간이 아니겠지? 스스로를 향한 위안을 가져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100%에 가까이는 다가설 수 있으면 좋으련만 늘 마음만 앞설 뿐이고 막상 눈 앞에 벌어진 결과는 기대이하라는 사실에 마음 한 켠에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고 교만하다. 주위의 유혹에 쉽사리 흔들리고, 흐름에 쉽게 휩쓸린다. 자신만의 길을 꿋꿋히 걸어가면서도 세상에 흐름을 잘 타는 이들도 제법 많더만 그것이 나에게는 왜 그렇게 어렵고 쉽게 몸에 베어들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블로그,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던 기억들.
혹자는 나를 파워블로거, 또는 유명블로거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자신의 능력을 너무 잘 알기에 왠지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쑥스럽고 낯설기만 하다. 아직은 그렇게 불리기엔 너무나 걸어 갈 길이 멀고 연구와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000여개의 글을 발행했지만 내가 발행한 일련의 글들이 독자와 방문자들에게 진정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었는지도 의문스럽고, 또한 내 인생에 어떤 가치를 가질 만큼 소중함을 담는데 충실했는지를 생각할 때면 스스로 감당하기 벅찬 회의감에 빠져 블로그를 접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시간들도 많았었다.
미완성, 완성을 위한 출발점이 된다.
태어나면서 완전한 능력을 지니고 나온 사람은 없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시작부터 완전함을 갖추었다면 더 이상의 발전과 혁신은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설령 지금의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고 해서 완전함을 갖출 수 있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기존의 부족함을 거울삼아 보다 완전함에 가까운 모습을 갖추어 나가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인지도 모른다. 미완성, 이것은 완성을 위한 하나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아직은 시작일 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해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체면을 걸어 자만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큼 무서운 독은 없다. 세상은 넓고 할일이 많은 까닭에 지금 내 인생에 남은 시간 1분 1초는 그 소중함을 지금은 실감하긴 어렵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그 진가를 깨닫게 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세상에서 오늘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시작일 뿐이다. 다가올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그것만이 훗날 나를 기억해 줄 미지의 독자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되고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300만. 또 하나의 매듭을 묶게 될 오늘 나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지금보다는 나은 그리고 훗날 참 열심히 보람된 인생을 살아왔다는 사실을 이 블로그의 글들을 읽으며 스스로 미소 지을 수 그날을 생각하며 나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늘 부족하고, 보잘 것 없는 블로그를 찾아주신 300만명의 방문자와 1600여명의 독자분들게 오늘에 이르기 까지 보내주신 성원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좀 더 유익하고 알찬 글로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하며 블로그 히스트리 매듭하나를 엮어봅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