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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폰 보다 인생을 배웠다.

Life Essay/Life Story

by 김현욱 a.k.a. 마루 2008. 10. 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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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득 아이들 방을 살펴보다가 학교엘 갈 때 두고 다니는 딸 아이의 핸드폰을 보게 되었다. 처음 핸드폰을 처음 사주었을 땐 좋아라 하면서 항상 들고 다니던 녀석이 요즘은 웬일로 집에 두고 다니는지 모를 일이다. 혹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지는 않았나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무심결에 살펴보다 바탕화면으로 설정해 둔 이미지를 보고는 마치 고압전선에 감전 된 듯 굳어 버리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의 깨우침이라고 표현하면 적당할까?

마음 조정 시간

딸 아이 폰의 바탕화면은 방송 조정 시간을 패러디한 이미지에 '마음 조정 시간'이란 글귀를 보고는 수많은 상념들이 뇌리를 빠르게 스쳐 갔다.

늘 바쁘고 정신없이 앞만 달려온 자신의 삶에 여유를 가져보란 메세지인 것 같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격하게 흥분될 때 마음을 다스리는 조정 시간을 가져 보라는 무언의 조언같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초등학교 마지막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딸 아이가 폰 고리에 달린 죽어라 좋아하는 빅뱅 멤버의 사진도 아닌 '마음 조정 시간' 이란 깊은 의미를 가진 바탕화면을 설정해 놓은 의미가 마냥 궁금하기도 하다.

최근 블로그 운영 2년 3개월만에 1000개의 포스팅을 발행했고, 1000여명이 넘는 구독자로 부터 사랑을 받게 되었다. 자신에게 너무나도 기쁘고 자랑스러운 기록이자 의미있는 시간이지만  웬지 딸 아이 폰 속 '마음 조정 시간'이란 바탕화면을 보니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된다.

아직은 기쁜 마음에 자축하긴 이르지 않은가? 그리고 현실의 성취에 자만하고 있지는 않는 것인지를 되묻게 만들고 나아가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 오면서 주위를 살피는 일에 소홀함은 없었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일을 잊지는 않았는지를 호되게 꾸짖는 듯 싶었다.

사랑받기 급급하기 보다는 더 많은 사랑을 베풀고, 분노에 격한 마음보다는 용서로 안정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참된 인간의 모습을 거듭나도록 마음조정시간을 가져보라는 무언의 가르침을 일깨워준다.

딸 아이의 의도는 다르겠지만, 그 녀석도 뭔가 마음을 조정할 시간이 필요함을 느낀 까닭에 그랬을 터이고, 나 또한 딸아이의 폰을 통해 잠시 여유를 갖고 마음을 조정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오늘을 살아가는 고귀한 인생철학을 깨우쳤으니 딸아이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가슴 속 깊이 행복에 겨운 뜨거운 눈물이 소리없이 흐른다. 사랑한다 나의 딸, 나의 희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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