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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LEGO)를 빨래했다.

Life Essay/Life Story

by 마루[maru] 2008. 8. 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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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LEGO) 빨래가 가져다 준 여름 주말 한 낮의 작은 행복

우리 집 7살 막내둥이 관우는 유난히도 블록과 레고(LEGO)를 좋아한다.
한 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주말 오전, 관우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한동안 쳐다보지 않던 레고(LEGO)와 블록에 관심을 가지며 열심히 끼워 맞추며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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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것을 만들면 자랑스럽게 내게 다가와 구구절절 설명하기 좋아했던 녀석의 작품들을 담아놓고자 만들었던 관우의 레고스토리 블로그는 휴점 폐업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은 유행에 민감하다.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면 금세 그것에 심취하고 전부인 양 매달린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잠재되어 있는 가장 좋아하는 취미에 복귀하게 되는 까닭이다. 아마도 몇 일전 노트북 때문에 집에 다녀간 큰 아빠가 건넨 “요즘은 관우 블로그에 멋진 레고작품이 올라오지 않던 걸”이 말 한마디가 잠재된 취미 본능을 깨웠던 것 같다.

작년 연말, 지금은 중학생이 되어버린 관우 사촌형 유신이 쓰던 레고박스를 집에 가져다 놓았는데 녀석은 그걸 모르고 있었나보다. 이제 큰 블록이 아닌 작은 레고(LEGO)를 가지고 놀아도 될 나이가 된 것 같아 다락방에서 꺼내 주었다.

막상 꺼내 놓고 보니 레고에 먼지와 기름때가 장난이 아니다. 이걸 그냥 가지고 놀게 되면 아마도 십중팔구 병원 신세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지 싶었다. 그래서 내친 김에 큰 딸아이와 함께 버릴 건 버리고 정리한 다음 깨끗하게 레고(LEGO)빨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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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망 바구니에 담긴 레고들, 꽤많다.

세제도 적당히 푼물에 큰 딸아이와 마주앉아 30여분 동안 열심히 레고를 주무르고 비벼서 깨끗하게 씻어주고 나니 그물망 바구니에 담긴 레고들은 생기를 얻은 것처럼 깨끗한 느낌이다. 막내둥이 관우 녀석도 레고를 깨끗하게 빨래해서 볕에 말린다고 내 놓은 그물망 바구니에 담긴 레고들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날리고 어서 빨리 마르기를 바라는 눈치다.

세상을 살면서 작은 행복이란 이런 것이고,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아이의 환환 미소 속에서 작은 감사의 마음을 느끼고, 부모인 나 자신 또한 아이가 좀 더 깨끗한 레고를 가지고 놀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과 개운한 느낌 때문에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비록 지금까지 세상을 살면서 레고를 빨래해 보기는 처음 경험한 일이지만 이렇게 깨끗해진 레고를 가지고 더 멋진 레고작품을 만들어 관우의 블로그에 하나 둘씩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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