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개여월 간의 체험했던 삼성 애니콜 햅틱폰과의 동고동락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애니콜 햅틱 출시 초기에 감성본능에 기반한 햅틱UI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렘 때문인지 내 손에 햅틱폰이 쥐어지기 전까지 꽤나 조바심을 가졌던 기억이 있다.
햅틱폰 인기는 마케팅전략보다 햅틱UI에 대한 기대감
햅틱폰이 모바일시장에 출시되기 전부터 미디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햅틱UI와 햅틱폰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물론 전략적 홍보마케팅이라는 개인적인 선입견도 있었지만 그것을 일말의 여지없이 깨고 사실로 나타났을 때 적지 않은 놀라움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에 와 곰곰이 생각해보면 햅틱폰의 인기는 뛰어난 홍보마케팅도 큰 역할을 했지만, 오감을 자극하는 혁신적인 햅틱UI에 거는 소비자들의 기대감 때문에 큰 호응을 불러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제는 햅틱UI가 국내 모바일 UI의 중심코드로 거론될 만큼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고, ‘햅틱문화’라는 문화콘텐츠가 생겨날 것처럼 햅틱폰의 인기가도는 굽힐 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햅틱폰, 햅틱UI로 움직이는 오감 자극기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손자병법의 전술은 현대 비즈니스에서 필수요건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보면 생일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만 잘 정리해 두면 상대방의 바이오리듬을 읽어 통화 시 상대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고, 위젯을 통해 한 눈에 상대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햅틱폰은 똑똑한 책사를 곁에 둔 것과도 같다.
번역기는 해외출장이나 외국인을 만났을 때 긴장하지 않도록 든든한 통역자가 되어주고, G센서를 이용한 재밌는 게임들은 나른한 오후에 동료들과 적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또한 흐르는 듯 넘어가는 포토앨범은 햅틱폰에 담아 둔 가까운 지인들의 모습을 마치 곁에 있는 듯 생생함을 느낄 수 있어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그리고 모바일 인터넷으로 웹 공간과의 소통의 끈을 이어주고, 22가지 다양한 진동을 통해 손 끝으로 전해지는 감성적 전율은 햅틱폰의 햅틱UI가 구현해 주는 하나의 오감 자극기와 같았다.햅틱폰, 프리미엄 폰으로는 아쉬웠던 점들
80만원대의 프리미엄 폰으로 출시된 햅틱폰의 패키지는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보기에 적지않은 실망감을 느꼈다. 왠지 모르게 빈약해 보이는 햅틱폰 패키지는 기능적인 가치를 오히려 첫 만남부터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내리게 된다. 이러한 생각은 주위의 동료들도 공통된 의견이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제품의 퀄리티에 걸맞게 패키지도 고급스럽게 만들어 마케팅요소로 중요하게 활용되어야 한다. 이것은 간단하게 애플의 제품들에 견주어 봐도 알 수 있다. 애플의 제품 패키지를 선뜻 휴지통에 버리는 이는 드물고 패키지 마져 하나의 아이템으로 생각하며 브랜드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현대인에게는 인맥관리 차원에서 수많은 고객정보를 가지고 그것을 휴대전화에 담아두고 움직인다. 그런 이유로 최신 휴대폰은 이러한 개인정보관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관리 툴을 함께 제공하여 PC와 휴대전화를 연결 동기화 시키도록 배려하고 있다. 애니콜 햅틱폰도 당연 PC manager Plus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지만 초보자나 일반 사용자들이 아웃룩이나 PDA에 저장된 정보를 원활하고 손쉽게 동기화 시킬 수 있도록 배려하지 못한 것은 많은 아쉬움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앞으로 충분히 개선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
모바일 인터넷을 통한 풀브라우징으로 웹페이지 접속은 기대에 비해 적지 않은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햅틱폰에서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제대로 맛보기는 다소 불편한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T 서비스의 MobileWeb Internet을 실행하면 웹페이지는 정상적으로 보이나 세로보기만 지원해 웹서핑이 불편하고 가로보기를 하려면 <9595*nate>버튼 누르고 MobileWeb Viewer를 다운받아 웹서핑을 해야 하므로 사용자를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기만 했다.애니콜 햅틱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
햅틱폰에 대해서 국내 사용자들은 충분한 기대에 부응을 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기대 이상을 사랑을 보내주었는지도 모른다. 최근 햅틱폰2 라고 할 수 있는 터치위즈폰의 유럽출시로 기존 햅티폰 사용자들은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에 적지 않은 실망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마치 햅틱폰이 타사와의 경쟁구도 때문에 서둘러 출시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 정도다. 햅틱폰을 출시한 지 2개월의 시간이 지난 시점에 같은 디자인에 성능은 더 강화된 터치위즈폰이 유럽시장에 출시한 것은 국내 사용자를 마치 햅틱폰의 시장반응을 가늠하기 위한 마루타로 생각했다는 달갑지 않은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 삼성전자가 햅틱폰과 터치위즈폰에 대한 이해관계를 개선하여 소비자들의 아쉬운 마음을 풀어주고 현명하게 헤쳐 나갈지 그 방법론에 대해서 심사숙고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햅틱폰과 터치위즈폰이 각각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사용자들이 느끼는 것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고 눈에 보이고 들리는 것만으로 판단하는 단순함이 우선되기 때문이다.
햅틱폰, 오감을 움직이는 햅틱UI 내장되어 있는 좋은 휴대전화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제품이 완벽할 순 없듯이 햅틱폰에도 분명 아킬레스건과 같은 단점도 있다. 이러한 단점들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얼마나 빠르게 개선하고 보완하는 고객지원 체제를 갖추는가에 따라 햅틱폰을 향한 소비자 사랑이 뜨거워질지, 식어버릴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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