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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수심-끈에 묶인 아이

Life Essay/Commentary on Issue

by 김현욱 a.k.a. 마루 2007. 1. 3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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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짜리 여자아이를 집 안에 묶어놓고 폭행을 일삼는 친할머니의 학대를 고발한 SBS <긴급출동 SOS24> 30일 방송분 '끈에 묶인 아이'편을 보고 떠오르는 한마디는 "인면수심" 이였다.

인면수심 []
사람의 얼굴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사람의 도리를 지키지 못하고 배은망덕하거나 행동이 흉악하고 음탕한 사람을 일컫는 한자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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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터도 안되는 짧은 천에 배를 꽁꽁 묶인 아이는 묶인 채로 눕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로 앉아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으며, 간식으로 던져 준 강냉이는 마치 개에게 주는 것처럼 그릇도 없이 바닥에 뿌려졌다. 아이는 그릇에 이 강냉이를 주워담으면서 바닥에 남은 부스러기를 혀로 핥는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고 코가 벌렁거리니까 숨을 안쉬어야 돼"라며 아이의 코를 휴지로 막았고, 간장 한 숟가락을 아이의 입에 떠 넣고는 빨리 삼키라고 재촉하기도 했었다.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밥을 아이의 입에 넣은 채 숟가락을 마구 흔들기도 했고. 아이의 손길이 닿는것은 마치 만지면 큰일이라도 날 듯 만지지 말라면서 아이의 손바닥, 궁둥이, 머리 등에 사람으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일들이 행해지고 있었다. 누가 이런 상황을 보고 분노 하지 않겠는가?

자식 부부의 이혼으로 인해 만들어진 조손가정이라지만, 어찌하여 배 아파낳은 자식의 핏줄인 손녀에게 저토록 가혹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식의 허물을 부모가 대신 감내하며 오직 자식의 앞날을 위해 희생마져 마다하지 않았던 미덕을 가진 동양의 으뜸 민족이 바로 우리민족이 아니였던가? 물론 시대가 변화하면서 어느 정도 그 미덕의 가치가 상실되었다고는 하나 이 정도까지 인면수심의 행동을 일삼는 이가 있을 줄은 상상하기 조차 싫어진다.

할머니는 자식에 증오가 손녀에게 와전되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것으로 판명된 이상 격리시켜 충분한 치료를 받도록 조치를 해야 할 것이고, 아이는 부모가 거둘 수 없는 입장이라면 아동보호시설로 보내서 어느 정도 정신적 신체적인 안정을 회복한 다음 반드시 부모의 품으로 돌려 보내져야 할 것이다. 부모 또한 어떠한 어려움과 시련에 처해 있을지라도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품이 가장 행복한 보금자리임을 깨닫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방송사측도 이번 일에 아무래도 자성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리 사실입증을 위한 방송자료가 쓰일 증거가 필요하다지만 그렇게 극단적인 장면까지 보여주지 않더라도 시청자는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아이가 그토록 고통받는 상황을 알면서도 제지하지않고 촬영을 감행한것은 할머니가 행하는 학대행위보다 더 비난받을 결과를 초래한 경우다.

물론,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만약에 제작진 당신의 아이들이 할머니에게 저런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면 방송을 위해 카메라을 들이대고 가만히 있었을까? 되묻고 싶다. 아마도 당신의 자식이였다면 카메라고 뭐고 방송이고 뭐고 뒤전에 던지고, 달려들어 가슴으로 아이를 감싸 안았을 것이다. 당신의 핏줄이기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다. 아무리 내 자식이 과오를 저질렸다고 해도 부모는 자신의 변이 되어주고 그 과오를 대신 감내하며 자신을 희생마져도 두려워하지 않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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