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Essay/Commentary on Issue

홈쇼핑 경품, '4천만원 럭셔리 세단'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까닭?

김현욱 a.k.a. 마루 2008. 1. 22. 07:21

홈쇼핑 경품백태, 승용차 경품 등장! 아파트 경품은 시간문제.
앞으로 머지않아 홈쇼핑 몇 십만 원 상품판매에 억대 아파트가 경품으로 걸리지 말라는 법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 사뭇 씁쓸하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어제 밤 잠깐 홈쇼핑 채널을 지나치다 요즘 매스컴을 통해 럭셔리 프리미엄급 세단으로 한창 광고 중인 제네시스를 가운데 두고 쇼호스트들이 상품설명을 하고 있어 요즘에는 자동차도 홈쇼핑에서 파는 줄 알았다.

하지만 잠시 지켜보니 제네시스 승용차는 경품 이였고, 판매하는 상품은 데스크탑 컴퓨터패키지 였다. 유명스타들이 한참 광고하고 있는 이 데스크탑 컴퓨터 패키지 제품의 판매 가격은 100~120만 원대인데 걸린 경품이 4천만 원이 훨씬 넘는 럭셔리 고급 승용차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추첨에 의해 1명에게 주는 경품이라지만 100만 원대 제품 판촉을 위한 경품미끼 치고는 조금 과하지 않나 싶다.

모 홈쇼핑 방송장면

그 외에도 42인치 PDP, 노트북, 냉장고, 상품권 등 한마디로 푸짐하고 놀라운 경품이 걸려 있었다. 쇼호스트의 말처럼 “입이 떡 벌이지지 않나요?” 와 "컴퓨터 방송인가? 자동차 방송인가?"라는 멘트처럼 놀랄 만 했다. 더욱 재밌는 것은 제니시스 승용차는 쇼핑몰 행사페이지를 통해 상품평과 방송평을 남긴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응모되고 제세공과금 당연히 고객 부담이며 그리고 주문 취소 시 경품당첨 무효라는 점이다.

경품으로 물건파나? 상품특징, 성능설명은 뒷전인 느낌도...
하지만 광고방송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간략하게 고지하고 제품의 사양과 성능에 대한 집중적인 안내보다는 4천만 원이 넘는 제네시스 고급 승용차 경품과 다양하고 푸짐한 경품이  많이 걸렸으니 빨리 구매하라는 경품 홍보에 더 열을 올리는 느낌이 들었다.

지방의 전세보증금과 맞먹는 제세공과금은 무엇으로 납부하나?
아는 상식으로는 일반적으로 경품당첨 시 제세공과금은 공급가액의 22%를 부담하게 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1등 경품인 제네시스 승용차는 최소사양 가격이 4천 5백만 원대로 1등 경품 당첨자는 무려 제세공과금 891만 원을 내야하고 그리고 컴퓨터 구매한다고 결제한 100~120만원 합하면 약 1천만 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상품구매는 카드 할부로 한다 치더라도 제세공과금은 어떻게 해야 하나? 일반상식으론 카드 할부는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 경품으로 고급 승용차 받아서 되팔면 몇 천만 원을 건질 수 있으니 빌려서 일단 내고 나중에 차 팔아서 갚으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마냥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지 싶다.

일반 서민들이 걸려도 걱정이 태산이다. 제세공과금 먼저 내지 않으면 경품당첨 취소는 당연한 일일 터, 결국 그림의 떡처럼 경품수령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홈쇼핑 또는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의 대량판매를 노리는 얄팍한 상술에 순진한 소비자가 놀아나는 셈이 되고 마는 까닭이다.

공짜라면 벼룩의 간이라도 빼먹는 심리를 이용하나?
물건을 구매하면 비싼 경품을 준다는데 이를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다. “공짜라면 벼룩의 간이라도 빼 먹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일단은 푸짐한 경품이 구매충동을 한껏 유발시킬 만하다.

하지만 완전공짜가 아니라 경품이기에 무려 22%의 제세공과금을 당첨자가 부담해야 하는 까닭에 고가의 경품당첨은 도리어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상황에 따라 그림의 떡 보듯 어이없이 쳐다만 봐야 하거나 교묘한 상술에 농락된 기분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이다.

형편을 고려하지 충동구매는 역으로 과소비풍조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유하고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크게 문제될게 없지만 일반 서민들에게는 천만 원이라는 돈은 큰돈이고, 심적인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이 남길래?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걸까?
그리고 개인적으로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는터라 컴퓨터의 구성가격을 알고 있는 편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컴퓨터 패키지의 판매가격 대비 마진이 그렇게 높지 않고 홈쇼핑 수수료를 공제를 감안한다면 제품 판매자에게 돌아가는 마진은 그렇게 넉넉지 못할 것 같은데 얼마나 많이 팔고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다고 무려 4천만 원이 넘는 고급승용차와 푸짐한 고가의 경품들을 내거는지 그 보이지 않는 속내가 의심스럽기만 하다.

일단 눈길을 끌어 물건이나 많이 팔아놓고 보자는 속셈인지 예를 들어 제품을 200백대를 판다고 해도 총매출액이 2억 4천만 원 정도인데 제조원가 빼고, 방송수수료 빼고, 고급 승용차 경품 및 기타 경품 비용까지 빼고 나면 얼마나 수익이 남는 건지 그것이 사뭇 궁금해질 뿐이다.

홈쇼핑, 고객감동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홈쇼핑들이 고급스럽고 다양한 경품을 통해 고객감동을 선사하고자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이라고 했던가?” 이 말이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홈쇼핑은 판매하는 상품과 적절하면서도 잘 어울리는 사은품과 경품을 제시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에 덤을 얻는 듯 기쁘고 즐거운 홈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새삼 다시하게 된다.

아울러 고가의 경품들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일시적으로 충동질하기 보다는 좀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욱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고객감동을 추구하는 발상의 전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 모든 누리꾼, 그리고 소비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