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Essay/Commentary on Issue

정치후원금 내기 싫은 이유?

김현욱 a.k.a. 마루 2007. 10. 30. 12:32

대선이 한 발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후원금 배너광고가 여기저기 눈에 자주 띄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포털사이트에 자주 보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후원금은 따뜻한 격려, 따끔한 회초리, 내일의 소망"이라는 광고 문구가 왠지 가슴에 와 닿지 않고 주는 것 없이 거북스런 느낌이다.

몇 해 전 방송인 출신 국회위원인 이계진 의원이 정치 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미 있는 실험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결과 지역구민 끌어않기와 여러 가지 경조사에 얼굴 내밀기만 어느 정도 자제해도 충분히 의정활동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후원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것이 의정활동을 위한 자료조사나 지역구의 발전을 위한 대외활동비로 쓰여 진다면 고맙고 불만이 없겠지만. 아쉽게도 지금껏 내가 아는 한 정치후원금은 그 쓰임새가 제대로 쓰여 진 경우가 미약함을 많이 보고 들어왔다.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의원은 명예를 바탕으로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나라의 정치발전과 지역구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하여 지역구민이 뜻을 모아 선출한 대표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정치후원금 보다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해 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기부금으로 세액공제를 받기 위함이 목적도 아니다. 여유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많은 후원금을, 여유 치 못한 사람은 적지만 소중한 후원금을 보내기도 한다. 한마디로 바른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작은 소망이라고 본다.

그러나 지역에서 조금이라도 이름 있는 분의 대소사에 참석하면 입구를 버티고 있는 '국회위원 ○○○' 이름 석 자 큼직하게 적힌 대형 화환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씁쓸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수십만 원이 되는 대형 화환을 보냈을 리는 없지 않겠지 싶다. 열성당원 이거나 아니면 정치후원금이라도 넉넉하게 보내준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모임에서 쓰는 식대가 몇 백만 원씩 쓰였다는 뉴스를 접할 때 마다 세금으로 지급되는 세비와 정치후원금이 참 가치 없이 쓰여 짐에 안타까움마저 느끼게 된다.

주고받기 위한 관계라면 정치후원금의 의미는 일색하다. 그렇게 다음을 위한 생색내기를 하다보면 국가에서 지급하는 세비만으로 의정활동을 하기란 너무나 힘이 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보다 나은 바른 정치를 위해 작은 금액의 정치후원금이라도 가치 있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일 게다.

의식 있고 덕망 있는 의원들이 국회에서 고함을 지르고, 국감장에서 "X대가리!, X새끼야!" 내뱉은 볼 쌍스런 모습을 아이들이 볼까봐 연신 뉴스채널을 돌려야 하는 오늘 날 정치현실 앞에서 작지만 한 푼의 정치후원금을 보낼 여력이 있다면 차라리 지금도 굶주린 배를 움켜지고 하루를 살아가는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따뜻한 도시락 하나를 후원하고 싶은 마음이 더 나은 일이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국민이 당신들을 위해서 후원 해주길 바라기 전에 국민을 대표한 정치인으로써 국민을 위해 바른 정치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먼저 보여줄 때, 아울러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 보일 때 굳이 대놓고 광고를 통한 후원을 호소하지 않아도 아낌없이 내고 싶은 마음이 생기리라 믿는다.

제발 쓸데없는 화환, 접대비, 밥 값, 술 값 절반만 줄이고, 의정활동비 남겨 지역구 소년소녀 가장이나, 독거노인에게 20kg 쌀 한 포대, 라면 한 박스라도 돌린다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섰다고 뉴스에 나고 다음 선거자금 걱정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선이 당연한 까닭에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