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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동안 카다로그 디자인과 전투를!

Design News/Design Column

by 김현욱 a.k.a. 마루 2007. 4.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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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일주일을 남겨놓고 이틀전 부터 긴급하게 프랜차이즈 창업 홍보 카다로그 디자인 의뢰가 있었다. 그것도 세 개 업체 분량이다.

인쇄.출판까지는 다소 촉박한 시간이라 꽤 망설이다가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오던 클라이언트의 요청이라 수락을 했다. 그 순간부터 고민이 슬슬 시작되는 것은 다름 아닌 교정보고 디자인 확정까지의 시간단축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행사 6일 전까지는 모든 결정이 내려져야만 행사일 전에 착오없이 안전하게 홍보 카다로그를 납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48시간! 초벌 원고를 준비해 온 곳은 한 회사 뿐이고, 나머지 두 곳은 고객의 웹사이트에 올려진 자료들을 참고해서 카다로그 교정 디자인을 제출해 달라는 요청 이였다.

일단 수락한 일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클라이언트는 일단 디자인 의뢰를 맡긴 상태이므로, 그 모든 책임을 디자이너에게 일임하게 된 것이다. 디자이너의 실수로 차질을 빚는다면, 자신은 한 사람의 고객을 잃고, 금전적인 배상으로 끝이 날 지 모르지만 의뢰한 고객과 그 회사는 힘들게 준비한 행사의 차질로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긴장 안 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그저께 밤 부터 필자는 주변과의 모든 연락을 단절하고, 오로지 디자인 작업에만 전념했다.
간간히 블로그스피어에 눈 도장을 찍는 것을 휴식으로 삼으면서, 이틀을 뜬 눈으로 지샜다. 프리랜서 라이프 이기에 퇴근과 출근의 개념은 상실한 오래된 이야기다.

각기 다른 내용과 기업의 특색있는 이미지 컬러가 살아있는 카다로그 제작 요청이였기에 더 더욱 머리는 복잡함의 극에 달하고 있었다.

전체적인 구성에 필요한 이미지와 레이아웃을 러프스케치로 윤곽을 잡고, 본 작업에 들어간 이후 몇 번의 미팅약속을 딜레이 시키면서 1차 시안을 교정본 것이 어제 밤 10시경이다.

정확하게 3곳의 1차 카다로그 교정 디자인이 나오는데 걸린 시간이 48시간 셈이다. 정말 점심도 건너뛰고 저녁도 건너뛰고 입에 댄 것은 수십 잔의 커피와 독한 담배연기 뿐이였다. 휴~

문득 문득 뇌리를 스치는 독백에서 "해 낼 수 있을꺼야? 아니야, 못해내면 어떡하지? 뭐라고 말을 해야하지?" 자신감과 두려움의 강을 수십번도 더 건너뛰고 있었다.

늦은 밤 세분의 고객들과 미팅을 하면서도 원칙적으로는 교정지 출력을 해야하나 시간이 부족했던 관계로 노트북을 통한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비주얼하게 보여주고, 요청에 따라 이미지파일로 저장해서 고객의 메일로 전송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전반적인 평가는 "만족스럽다"에 힘이 많이 실렸다. 이미지를 출력해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다음 날 오전까지 연락을 받기로 하고 힘겨운 48시간의 전투를 종전하고, 힘들고 지친 몸을 이끌고 아늑하고 평온함이 있는 집으로 향하는 길에 차창 넘어로 도시의 밤 거리를 밝히는 네온사인의 불 빛은 유난히도 그 불빛이 아름다워 보였다.

이제는 프리랜서로 걸어오며 경력은 쌓였을지 모르나 나이 탓인지 체력은 열정을 따라가지 못함을 느끼게 된다. 많이 피곤하고 힘겹지만 그래도 또 하나의 뭔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이 잠재된 밑바닥의 에너지를 불태우며 자신을 곧추 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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