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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허락된 외박.

Digital News/Blog Story

by 김현욱 a.k.a. 마루 2007. 2. 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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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자신과의 싸움이 이제는 중반전에 들어서고 있다.
지친 몸을 간이 침대에 뉘운 시간이라고는 3일을 통털어 9시간이 고작 이였다.
아무 감각이 없다. 오로지 눈에 보이는것은 모니터와 주변에 널부러져 있는 디자인 원고들 뿐이다.
간간히 아내와 아이들이 떠오를때면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들어 보는 게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뿐이다.
유달리 아빠를 따르는 아이들에게 이번 일로 인해서 미안함 마음이 한없이 커져가기만 한다.

다가오는 설 이전에 오픈하는 프랜차이즈 매장 디자인 총괄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58개 항목을 디자인해서 외주처리와 자체처리 할 항목을 나누어 진행을 하다보니 시간적 여유가 없는터라 밤새워 작업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이유다.

피곤하고 지칠때 내가 왜 이 일을 맡아야 했는지 의문스럽기도 한다. 물론, 어쩔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서 모른체 할 수 없는 처지라 해결사로 으뢰를 받은 일이지만, 순탄하게 풀리지 않을때는 나자신이 스스로를 자책하는 우둔한 행위도 서슴치 않는다.
가족으로 부터 공식적으로 허락받은 3일간의 외박!
연분이 터져 미령의 여인과 바람이 나서 3일동안 달콤한 시간을 보냈으면 얼마나 좋을까? 황당스런 상상이 뇌리를 잠깐 스치면서 피식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또 다시 작업에 열중할 뿐이다.
이제는 내 손을 떠나는 마지막 정리 작업만 남았다. 클라이언트로 부터 O.K Sign도 떨어졌으니 내일은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을 잠시동안은 볼 수 있겠다. 저녁이라도 같이 먹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또 모를 일!

만약에 후배 디자이너 중에서 누군가가 나처럼 프리랜서 스타일 라이프를 선택할려고 한다면 나는 말릴것 같다. 조직에 귀속되지 않고 조금은 더 자유스런 라이프 사이클을 누리는 댓가로 스스로 감당해야 하고 헤쳐나가야 하는 일이 너무 크고 많기 때문이다. 숱한 결정들! 홀로 감당하기 벅찬 책임감, 철저한 자기관리와 연구가 항상 준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설픈 기대감 만으로 진로를 결정했다가는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 가족의 품이 그리운 시간이다. 레고와 크림 빵을 무척 좋아하는 막둥이 관우장군. 둘째라 늘 사랑에 목말라 아빠 품에 안기길 좋아하는 바다공주! 항상 아빠와 엄마를 든든히 받쳐주는 의젓해진 우리 큰 딸 하늘공주 그리고, 묵묵히 부족한 남편의 뒤바라지에 자신을 희생하는 아내의 고마운 마음과 밝은 미소가 가득한 곳으로....

하지만, 아직은 할 일이 남아 있기에 차 한잔과 피어오르는 담배연기에 아쉬움을 달래고 또 다시 말썽꾸러기 제리 녀석과 4"X3"인치 마우스패드위를 요리조리 피하면서 술래잡기에 여념이 없어야 할 시간이 된 까닭이다.

마루의 디자인로그를 찾아주는 모든 분들이 가족의 고마움을 한 번쯤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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