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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 CI란 무엇인가?

Design Information/Design Term

by 김현욱 a.k.a. 마루 2006. 8. 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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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 CI란 무엇인가?

가. CI의 정의
이미지를 먹고, 마시고, 입는 시대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다양화, 개성화, 감성화 시대에 소비자는 생산기관이 본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물적가치보다는 존재의의를 중시하는 "정보가치"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소비자 환경의 변화는 기업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변화속에서 기업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보가치를 창조하고, 사회적인 존재의의를 확립하고 전파하기 위해‘경영전략으로서의 CI’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CI란 "Corporate Identity"의 약자로서, 오늘날 기업이 독자적인 자신의 존재의의를 명확히 하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자사에 대한 내외관계자의 의식 또는 체질을 개선함으로써 보다 나은 시장환경, 경영환경을 만들어 내는 총체적인 문화전략을 지칭한다.
초기의 CI는 "기업의 정체성"을 의미했다. 정신분석학자 E.H.에릭슨 E.H.Erickson은 아이덴티티라는 단어를 '자아동일성' 이라고 정의하고, 아이덴티티란 그 자아의‘자기인식’과‘타자인식’두 측면에서의 인식이 동일화된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의미를 기업에 적용시켜보면 'Corporate Identity'란 기업의 대내적 인식과 대외적 이미지가 동일화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CI란 <'자기인식'과 '타자인식'의 괴리를 메우는 것>뿐 아니라, 정보화시대에 대응하는 기업의 존립기반을 확립하며, 기업의 미래전략을 구축하고 수행하기 위한 현대의 경영전략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CI 작업이란 단순히 회사 이름이나 디자인을 변경한다는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 인사 및 조직의 개혁이나 새로운 비전 확립까지를 포함하는 기업변혁활동이어야 한다. 디자인도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기업의 이념을 담은 디자인이라는 무형의 정보가치가 되어야 한다. 이제 시대변화에 따라 폭넓어진 CI의 효용에 대해 알아보자. 초기의 CI에 대한 정의는 기업에 국한되어 있었으나, 오늘날 정체성의 확립을 통한 환경에의 대응은 기업뿐만 아니라 도시, 국가에도 매력적인 수단이 되었다.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각 지방정부들은 자기 도시만의 정체성 확립을 소구했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구현과 도시경쟁력 육성을 도모했다. 또한 21세기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하여 각 국가들은 국가경쟁력 육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시대의 마케팅 타깃은 국가와 인종을 초월한 전세계이다.
그러나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 우리나라의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이때 국가 차원에서 우리의 문화와 민족혼을 담아 강력한 국가 이미지를 구축한다면 결국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호감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들에 CI는 유효한 수단을 제공하고 있고, 이에 따라 CI는 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도시, 국가에 이르기까지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이제 CI는‘CORPORATE IDENTITY’로 정의하기 보다는‘COMMUNITY IDENTITY 또는 COMMUNICATION IDENTITY로 재정의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리고, 정체성확립을 통한 혁신의 측면을 강조해 이라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1.COMMUNITY IDENTITY
이전의 기업 정체성에서 도시, 국가로 확대된 개념. 정보화시대에 환경변화에 대응해 적절히 대처해 나가고 유지해 나가기 위한 기업, 도시, 국가의 전략적 이미지 통합작업
예) CORPORATE IDENTITY
CITY IDENTITY
COUNTRY IDENTITY
2.COMMUNICATION IDENTITY
CORPORATE IDENTITY에서 기호(혹은 이미지)를 통한 COMMUNICATION의 측면을 강조한 개념.
기업, 도시, 국가는 시각적 이미지라는 기호를 통해 의미를 형성하고 전달하며 해석한다.
기업.도시.국가를 둘러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회로를 만들어내는 기술체계 3.COMMUNITY INNOVATION
정체성확립을 통한 "혁신"을 강조한 개념. 기업.도시.국가가 정체성확립을 통해 환경의 변화를 헤쳐
나가려는 일련의 혁신활동

나. CI의 유래
아이덴티티 디자이너란 직업은 반세기 정도의 기간 동안에 독자적인 훈련을 통해서 생겨난, 비교적 연륜이 짧은 직업이다. 그러나 상징은 인간이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속에서 바위 위에 그림을 새기고 색칠을 하던 3만년 전, 즉 인류의 시작 이래로 존재해 왔다. 초기의 인류는 이 상징적 그림을 그리고 색칠함으로써 일상 생활에서 보고, 겪은 일들을 기록했다.
오늘날, 상징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으며, 일상 생활에서 거의 무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어디를 가든 언어를 쓰지 않고 일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을 만나게 된다. 예를 들어 신호등, 레스토랑, 호텔, 공항 등에서 쓰이는 상징들은 언어를 초월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시각 이미지들이다. CI가 정확하게 언제부터 이용되기 시작했는지 추측하기는 어렵지만 19세기의 유럽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머천트 트레이드 심벌(merchant trade symbol, 상인조합의 상징)이 현대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심벌들은 상인 조합과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신들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다른 것들과 구별짓기 위해 사용하였다(그림1-2). 이러한 시각 상징물은 봉투에서 간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이용되었다.
그러나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사업가들이 좋은 디자인과 매출 증가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게 된 후에야 하나의 전문분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1930년대 대공황이 밀어닥치면서 아이덴티티 디자인이라는 직업도 발전하기 시작했다. 당시 대부분의 회사는 초조하게 상황을 지켜보며 이렇다 할 대책을 세울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몇몇 회사들이 뛰어난 마케팅전략과 함께 새로 디자인한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바로 다음 수십년간 매우 강력한 힘을 갖게 되었다. 이 시기 디자이너들은 CI 작업을 의뢰받기는 했지만 그 회사의 결정권자 또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존재하는 소비자 환경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았다. 이 직업이 확립된 초기에는 극소수의 디자이너들만이 최고 경영진과 직접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1930년대 후반, 바우하우스 스쿨의 깨끗한 선이 서류, 포장, 매체 그리고 모든 기업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기차, 패션 스타일 심지어 토스터에까지도 유선형이 적용되었다. 이 새로운 유선형 상품의 사조를 상표로 삼으려는 시도까지 있을 정도였다. 실제로 산업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성장한 것은 세계대전 후였다. 전쟁이 끝나자, 디자인을 가르치는 최고수준의 학교에서 잘 교육받은 사람들이 현장으로 속속 들어갔다. 프랑스 이민자 출신인 레이먼드 로위(Raymond Loewy)는 인터내셔널 하베스터의 마크를, 폴 랜드(Paul Land)는 IBM의 마크를, 모튼 골드숄(Morton Goldsholl)은 모토롤라의 M자를 만들어냈다.(그림1-3).
이 시기는 산업 디자인분야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그 전까지 그래픽은 기본적으로 장식으로만 이용되고 있었고, 디자인과 시장에서의 성공 사이의 관계에 대해선 아무도 인식하지 못했다. 이제서야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을 하나의 마케팅 및 세일즈 도구로서 사업가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이루어진 다국적 기업의 성장과 기업 합병의 증가로 말미암아 많은 상표들이 재디자인되었다. 포츈 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많은 기업이 예전의 상표를 새로 디자인하였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사업의 크기와 전망을 훨씬 더 잘 나타낼 것이라는 믿음에서였다. 그러나 새로운 디자인이 항상 호응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1958년 R.J 레이놀즈 사가 카멜 담배의 포장을 바꾸기로 결정했을 때의 일이다. 기존의 포장에 있던 세 개의 피라미드 가운데 두 개를 없애고 디자인을 현대화했다. 그런데 제1단계(피라미드 한 개를 없애고 글자체를 바꾸었다)가 끝난 직후 판매량이 급감했고, 고객으로부터 항의가 쏟아져 들어왔다. 그 즉시 예전의 디자인이 되살아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1960년대 초와 중반 동안 디자인 시스템은 <마법의 개념 (magic concept)>이 되었다. 당시 시대 분위기가 일관성, 동일성 그리고 통일성을 강조하고 있었던 것이다. 윤기 흐르는 미니 스커트에서 CI 매뉴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간결했다. 이렇게 상징이나 활자체로 응용 가능한 것은 간결하게 변했다. Chermayeff & Geismar 사가 체이스맨하탄 은행의 추상적인 상징을 디자인한 것도 바로 이때였다. 간단하고도 우아했다(그림1-4). 이 디자인은 60년대와 그 후에 나올 다른 많은 상징의 모델이 되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기업들의 상징화 작업이 대폭 줄어들었다. 수백만 달러를 들여서 새로운 CI 프로그램을 시작하기에는 아무래도 어려운 시기였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있었고, 또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었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그래픽에 투자하느니 사회 프로그램에 돈을 쓰면서 자세를 낮추었다.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오늘날의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디자인 관련 교육 과정의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새로운 교육 과정은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미학, 행동 심리학 그리고 그래픽 아트는 물론 마케팅이 연결된 것이어야 한다. 앞으로는 이 모든 분야에 감각이 발달한 디자이너라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디자이너는 각종 상업 도구에 철저하게 익숙해야 한다. 상징과 인쇄술을 이용하는 언어를 창조해내려면 디자이너는 각종 수단, 재료 그리고 이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어떻게 이용하고 다루는지도 알아야만 한다.

다. CI와 기업이미지
앞에서 밝혔듯이, 기업이미지는 '사람들이 그 기업을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그런데 기업에 대한 인식과 평가는 사실과 다를 수 있다. 뛰어난 실력을 갖추었는데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기업이미지 때문에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때문에, CI의 궁극적 목적 중 하나는 대중으로 하여금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좋은 이미지'가 가져오는 효과는 상당히 크다. 먼저, 좋은 이미지를 가진 기업은 소비자에게 우선적으로 선택된다. 느낌이 좋은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는 다소 비싸더라도 흔쾌히 비용을 쓰는 것이 요즘 소비자이다. 따라서 좋은 이미지는 바로 다른 기업들과 차별되는 그 기업만의 경쟁력이 된다. 둘째로, 좋은 이미지를 가진 기업은 높은 설득력을 가진다. 평소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던 기업이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서 소비자는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게 되며, '과연'이라는 평가를 한다. 좋은 이미지를 가진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실제 사실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가 쉬워진다. 셋째로, 좋은 이미지를 가진 기업은 실수에 대해서도 관대하게 용서받을 수 있다. 한번 확보한 소비자의 호의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이미지는 단지 추상적이고 막연한 대상이 아니라, 기업의 실제 매출을 결정짓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업이미지를 키우고 또 유지하는 데 CI전략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CI는 곧 기업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통합하여 외부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시각화한, '기업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라. CI에 대한 올바른 이해
CI를 단순히 '기업의 마크나 회사명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CI는 기업의 이념과 경영방침을 구축하고, 그 노력으로 이루어진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해 내려는 작업이다. 꾸준한 노력으로 구축된 아이덴티티는 하나의 역사가 된다. 따라서 CI는 하루아침에 태어나는 멋진 디자인이 아니라, 기업이 오랜 시간동안 일구어낸 깊은 가치를 담은, 기업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아이덴티티가 되어야 한다. 나아가 CI는 기업의 마케팅수단으로서 활용되는 것 뿐 아니라, 결과로서 그것이 사회전체의 <미적 인프라스트럭처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기업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또한 그 디자인 자체로 미적인 환경을 창출해 내는 CI, 거기에 역사가 될 만한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내포한 CI.
그것이 이 시대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CI의 이상일 것이다.

[자료출처 - 엑스포디자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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